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강릉단오제, 6월 15일부터 남대천 일원 개최
[천지일보=최치선 여행전문기자] 강릉의 초여름은 늘 바람보다 먼저 사람 마음을 흔든다.올해 강릉단오제가 내건 주제는 ‘풀리니, 단오다!’다. 짧지만 오래 남는 말이다. 묶인 근심이 스르르 풀리고, 얽힌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간.
강릉단오제위원회는 이 한마디에 축제가 지닌 치유와 해원의 본뜻을 담았다. 천년을 이어온 단오는 단지 오래된 행사가 아니라,
지친 일상을 잠시 내려놓게 하는 강릉의 가장 깊은 계절이기도 하다.
강릉단오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축제다. 1967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2005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에 선정된 뒤 200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올랐다.
유교식 제례와 무속의 굿, 관노가면극과 난장, 민속놀이가 한자리에서 어우러지는 이 축제는 종교와 예술, 생활문화가 함께
살아 움직이는 드문 현장으로 꼽힌다. 그래서 강릉단오제는 보는 축제가 아니라, 몸으로 건너가는 축제에 가깝다.
2026 강릉단오제 본행사는 6월 15일부터 22일까지 8일간 강릉 남대천 행사장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의 중심에는 제의와 굿이 있고, 그 주변으로 국가무형유산 공연, 단오 체험, 전통놀이, 시민 참여 마당,
전국 최대 규모로 꼽히는 난장이 펼쳐진다. 지난해 강릉단오제에는 95만명이 찾았다.
숫자만 보면 대형 축제의 흥행 기록 같지만, 현장에 가보면 이 수치는 조금 다르게 읽힌다.
누군가는 단오굿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누군가는 창포물에 머리를 적시며 웃고, 누군가는 난장 골목에서 강릉의 맛과 냄새를 오래 기억한다.
단오는 그렇게 구경보다 체험으로, 관람보다 참여로 완성된다.
올해 주제의 핵심인 ‘풀림’은 그래서 더 절묘하다. 축제를 즐기는 동안 사람들은 일상의 액운과 근심을 내려놓고,
마음속 응어리를 조금씩 풀어낸다. 강릉단오제위원회도 이번 주제를 통해 공동체적 가치와 치유의 의미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빠르게 소비되는 축제가 넘쳐나는 시대에 강릉단오제가 여전히 특별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화려한 무대보다 오래 남는 건 사람들 사이의 온기이고, 단오는 그 온기를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
여행의 시선으로 보면 강릉단오제는 강릉을 가장 강릉답게 만나는 방법이기도 하다.
남대천을 따라 걷다 보면 축제의 소리와 냄새가 도시의 결을 바꾸고,
전수교육관과 행사장 일대는 전통이 박제된 공간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생활문화의 장으로 바뀐다.
바다 도시 강릉을 떠올릴 때 경포와 안목이 먼저 생각나지만, 6월의 강릉은 단오를 지나야 비로소 완성된다.
초여름 강릉 여행의 진짜 목적지는 바다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풀리는 그 한복판일지 모른다.
출처 : 천지일보(https://www.newscj.com)